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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P_SOL49579

이름

녹틸리아 루미나 한 / Noctilia Lumina Han

나이

20세

신장

157cm

직업

무직

성격

불신과 다정 ∙ 단순함과 거침없음 ∙ 고집 있는

1) 기본적으로 타인과 교류하는 데에 문제는 없지만 ‘사람을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는 모친의 신념에서 비롯된 조기교육으로 인해, 녹틸리아의 타인에 대한 거리감은 언제나 한 발짝 떨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다정한 -다정하다 못해 우유부단하고 사기도 잘 당하는- 부친의 성격 또한 물려받은 탓에 꽤나 싹싹한 편입니다. 다만 아포칼립스 상황에 처한 지금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모친의 말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2) 결단을 내리고 시행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또한 높은 회복탄력성을 지녀 자신의 선택이 안 좋은 결과를 불러오더라도 빠르게 털어내는 경향을 보입니다. 물론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요.

3) 어린 시절부터 양궁 훈련을 받으면서 정해진 루틴을 따라 행동하는 것에 익숙해진 녹틸리아는 자연스레 변화에 무디고 고집을 쉬이 꺾지 않는 성격이 되었습니다.

기타

가족 관계

슈퍼노바 바이러스가 퍼지고 가페브가 반괴멸해버린 지금은 녹틸리아 혼자만이 남았습니다만, 본래는 모친인 한운율, 부친인 에단 멜로디 루카스, 그리고 외동딸인 녹틸리아로 구성된 3인 가족이었습니다. 녹틸리아의 모친은 대한민국의 전 양궁국가대표로, 2000년도에 은퇴하면서 선수시절 연이 닿은 에단과 함께 가페브로 이민하여 보육원 겸 양궁소를 운영해왔습니다. 둘의 결합이 운율과 멜로디라는 이름으로부터 시작된 인연이라는 이야기가 어딘가의 인터뷰지에 실린 적도 있다는데…, 이에 대한 녹틸리아의 감상은 ‘엄마치고는 로맨티스트였네.’ 정도였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연애담에 적당히 민망해하고 또 적당히 무관심할 줄 아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격 없는 부모자식 사이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녹틸리아의 부친인 에단의 경우, 아르체토 시에서 나고 자라 이것저것 사업을 벌였다가 망했다가 또 벌였다가 망했다가를 반복하는 한량에 가까웠습니다. 사람을 쉽게 믿는 탓에 크고 작은 사기를 당해왔음에도 불행인지 다행인지 물려받은 재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얻고 있어 경제적인 어려움만은 겪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육원 운영은 정말이지 우연한 기회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본래 양궁에까지 관심을 가진 이는 아니었으나 보육원과 함께 양궁교습소를 운영하게 된다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들에게 도움은 되었습니다만 에단은 이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습니다.- 발품을 팔던 중 한운율과 만났다는 모양이고요. 다만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어디선가 사기를 당하고 돌아오곤 해서, 녹틸리아는 절대 에단처럼 되면 안 된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보육원 하모니아

넓은 숲을 배경으로 아르체토 시의 외곽에 위치한 하모니아Hamonia는 녹틸리아의 부모가 운영하던 보육원입니다. 다양한 이유로 보호자를 두지 못한 아이들에게 성년이 되기 전까지 보금자리를 제공해주는 곳이었죠. 보육원과 바로 붙어 있는 양궁교습소는 비록 사기와 함께 시작된 곳이었으나 훌륭한 교육자-한운율-를 둔 덕에 아이들의 취미 활동으로도, 진로의 한 부분으로도 충분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곳에서 녹틸리아는 보육원의 아이들과 뒤섞이며 생활하면서 외동의 외로움은 느낄 겨를도 없이 자랐습니다. 누구 하나만을 편애할 수 없으니 녹틸리아의 집 만큼은 온전히 그 가족의 것이었으나 부모보다 친구와 노는 것이 더 즐거울 시기의 아이는 보육원을 제 집처럼 드나들기도 했습니다. 모친을 닮아 활을 쏘는 것에 재능이 있었으므로 아이들 사이에서 특출난 재능을 뽐내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던 때도 있었죠. 어느 정도 철이 들고 나서는 자중할 줄 알게 되었지만요.

그러던 2022년 9월, 하모니아에 첫 번째 슈퍼노바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제 막 11살이 된 아이가 어쩌다 감염되었는지에 대한 경로는…, ……. 글쎄요, 그보다는 이후로 순식간에 보육원 내의 감염이 확산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보육원이라는 공간의 특성 상 한 아이에게서 다른 아이에게로, 그 아이에게서 보육교사에게로, 보육교사에게서 원장에게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이었습니다. 사태의 파악이 완료되었을 때는 이미 원장인 에단(녹틸리아의 부친)에게서도 증상이 발현되고 있었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르체토 시의 봉쇄 지시가 내려진 8월부터 녹틸리아의 보육원 출입이 금지되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끝내 부친에게서 모친에게로 바이러스가 퍼졌을 때에도 그는 무사했습니다. 그 날 집으로 걸려온 모친의 전화-그에게는 마지막 대화였습니다.-를 받고 곧장 짐을 챙겨 자신의 집을 떠난 녹틸리아는—.

살아남기 위해

당시 재학중이었던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피난처로 대피했습니다. 수업은 전부 화상 수업으로 대체되었으나 보금자리를 잃은 학생들에게 학교의 기숙사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그 또한 반 년쯤 지나니 안전하지 못한 장소가 되었습니다만, 적어도 곧장 재난 상황에 덩그러니 남겨지지는 않을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에 있는 동안은 교복과 운동복을 번갈아 가며 입고, 기숙사에 함께 있는 양궁특기생들과 함께 양궁 훈련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초기에는 주기적으로 식량 등이 보급되었으나 5개월이 지났을 때(2023년 2월)부터는 자급자족하며 생활해야 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바깥으로 나가거나 학교의 온실을 활용하면서요. 전기와 수도가 끊기지 않은 것이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6개월이 지난 2023년 8월, 학교로 찾아온 교사가 바이러스 감염자임을 눈치 챈 녹틸리아는 그를 활로 쏘아 죽였습니다. 그것으로 일이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그로부터 열흘 뒤, 녹틸리아는 기숙사를 떠나 혼자가 되는 것을 택했습니다. 이후 약 10개월 동안 버려진 건물이나 아직 아무도 입주한 적 없는 빌라 등을 기지로 삼아가며 어떻게든 생존해나가던 중, 라디오 방송을 듣고 피난 장소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녹틸리아 루미나 한

어린 시절부터 활과 화살을 옆구리에 끼고 살던 아이는 자연스레 양궁 특기생이 되었습니다. 국내 유소년 양궁대회에서 타온 상의 수가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에 교내 선발전에서도 줄곧 상위권을 차지했으니, 가페브의 상황이 이렇게 되지만 않았더라면 국제대회까지 넘볼 수 있었을 겁니다. 적어도 대학은 양궁 특기생으로 진학할 수 있었겠죠. 지금은 의미 없는 가정입니다.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지는 시기가 오면 늘상 양궁장에서 활을 쏘곤 했습니다. 슈퍼노바 바이러스가 퍼지고 난 후부터는 화살을 낭비할 수 없어 자신의 활을 정비하거나 화살촉을 관리하는 것으로 대체했지만요.

집에서 빠져 나오면서 챙겼던 물품들 중 남은 것은 녹틸리아가 가장 자주 사용하던 활 하나, 화살 하나, 그 외 양궁 장비가 든 가방과 신발 정도 뿐입니다. 무기상을 뒤지거나 옷걸이, 나무막대 등을 활용하여 꾸준히 화살을 공급해오고 있지만 집에서 챙겨온 여러 발의 화살들 중 하나 남은 화살만큼은 쓰지 않고 남겨둔 모양입니다.

굳이 살아남은 지인을 찾아보려고 하지는 않지만,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의 교우관계는 아주 평범했습니다. 마음을 온전히 다 터놓는 친구는 없더라도 늘 그를 부르는 연락이 끊이지 않는 학생이었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나쁜 평을 듣는 일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양궁 외에 좋아하는 것을 말해보라 한다면 노래를 듣는 것-부르는 것은 내켜하지 않습니다.-, 바다와 숲의 풍경, 털동물, 딱히 쓸모는 없지만 웃기거나 귀엽게 생긴 소품, 신 맛이 나는 주전부리 등을 꼽습니다.


싫어하는 것은 크게 없지만 사기꾼만큼은 진저리를 칠 정도로 싫어합니다. 녹틸리아의 부친이 결혼 후에도 어디선가 유사과학 제품을 웃돈 주고 사온다거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지만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가계에 타격을 입힌다거나 해왔으므로……. 이에 모친은 늘 ‘사기당하지 않게 조심하라'고 이야기했으나 녹틸리아는 역시 궁극적인 잘잘못을 따지자면 사기를 치는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르체토 시가 봉쇄되고, 홀로 생존해오면서 수많은 인간군상을 만나본 덕에 어쩌면 인간불신에 가까운 상태일지도 모르겠네요.

소지품

활 (내구도: 3)

기호품

신 맛 젤리

능력치

근력 4 ∙ 민첩 4 ∙ 행운 2

특성

양궁 특기생 - 활을 무기로 사용할 경우 10만큼의 추가 대미지가 적용됩니다.

오너 트리거 소재

교통사고와 관련된 음성 및 영상 매체, 스토킹 피해당사자가 되는 것

텍관

카시아 헤리슨

18년도에 아르체토 시에서 주최한 종합 체육대회에서 처음 마주쳤던 둘은 유소년부와 성인부로 나뉜 각자의 경기를 직관하고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시작은 카시아가 먼저 녹틸리아에게 말을 걸었던가. 이후로는 카시아가 종종 보육원 하모니아에 찾아와 일일 검도 교사가 되어주기도 하면서 운동인이라는 공통점 아래에서 교류를 이어갔다. 마지막 만남은 22년, 카시아가 선수촌에 들어가기 직전이자 SN-V가 퍼지기 직전의 어느날. 둘은 '국가대표가 되어서 선수촌에서 보자'는 대화를 했었으나….

신시아 녹스

신시아가 부모님이 운영하는 보육원 하모니아 출신인 덕에 유소년기를 함께 보낸 사이.

그가 위탁 가정으로 거처를 옮긴 후에는 보육원에 있을 때만큼 자주 교류할 수는 없었지만 종종 부모님과 편지를 주고 받는 내용을 함께 보거나 보육원으로 찾아올 때에 마중을 나가는 것을 보면, 신시아와는 여타 다른 보육원 아이들처럼 꽤나 막역한 사이였다고 볼 수 있겠다. 언젠가는 활 쏘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었으나…. 당시 녹틸리아의 반응, '신시아 언니, 팔에 힘 진짜 없다…….' SN-V 사태 이후에는 달리 연락한 적은 없는 모양이다.

파이 싱클레어

SN-V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재학하던 고등학교, '그린필드'의 교사.

양궁 특기생으로 입학한 녹틸리아지만 사회과학 과목 중 일부를 필수 수강해야 했던 탓에 별 생각 없이 골랐던 것이 파이가 가르치던 화학이었다. '하지만 선생님, 제게 화학은 너무 어려운데요…….' 수업 태도가 좋지는 못한 학생이었어도 파이와의 관계는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사태 발생 이후 학교 기숙사를 거점으로 삼는 동안은 교류를 이어갈 수 있었으나, 녹틸리아가 기숙사를 떠난 뒤로는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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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녹틸리아 루미나 한 / Noctilia Lumina Han

나이

20세

신장

157cm

직업

무직

성격

불신과 다정 ∙ 단순함과 거침없음 ∙ 고집 있는

1) 기본적으로 타인과 교류하는 데에 문제는 없지만 ‘사람을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는 모친의 신념에서 비롯된 조기교육으로 인해, 녹틸리아의 타인에 대한 거리감은 언제나 한 발짝 떨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다정한 -다정하다 못해 우유부단하고 사기도 잘 당하는- 부친의 성격 또한 물려받은 탓에 꽤나 싹싹한 편입니다. 다만 아포칼립스 상황에 처한 지금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모친의 말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2) 결단을 내리고 시행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또한 높은 회복탄력성을 지녀 자신의 선택이 안 좋은 결과를 불러오더라도 빠르게 털어내는 경향을 보입니다. 물론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요.

3) 어린 시절부터 양궁 훈련을 받으면서 정해진 루틴을 따라 행동하는 것에 익숙해진 녹틸리아는 자연스레 변화에 무디고 고집을 쉬이 꺾지 않는 성격이 되었습니다.

기타

가족 관계

슈퍼노바 바이러스가 퍼지고 가페브가 반괴멸해버린 지금은 녹틸리아 혼자만이 남았습니다만, 본래는 모친인 한운율, 부친인 에단 멜로디 루카스, 그리고 외동딸인 녹틸리아로 구성된 3인 가족이었습니다. 녹틸리아의 모친은 대한민국의 전 양궁국가대표로, 2000년도에 은퇴하면서 선수시절 연이 닿은 에단과 함께 가페브로 이민하여 보육원 겸 양궁소를 운영해왔습니다. 둘의 결합이 운율과 멜로디라는 이름으로부터 시작된 인연이라는 이야기가 어딘가의 인터뷰지에 실린 적도 있다는데…, 이에 대한 녹틸리아의 감상은 ‘엄마치고는 로맨티스트였네.’ 정도였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연애담에 적당히 민망해하고 또 적당히 무관심할 줄 아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격 없는 부모자식 사이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녹틸리아의 부친인 에단의 경우, 아르체토 시에서 나고 자라 이것저것 사업을 벌였다가 망했다가 또 벌였다가 망했다가를 반복하는 한량에 가까웠습니다. 사람을 쉽게 믿는 탓에 크고 작은 사기를 당해왔음에도 불행인지 다행인지 물려받은 재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얻고 있어 경제적인 어려움만은 겪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육원 운영은 정말이지 우연한 기회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본래 양궁에까지 관심을 가진 이는 아니었으나 보육원과 함께 양궁교습소를 운영하게 된다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들에게 도움은 되었습니다만 에단은 이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습니다.- 발품을 팔던 중 한운율과 만났다는 모양이고요. 다만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어디선가 사기를 당하고 돌아오곤 해서, 녹틸리아는 절대 에단처럼 되면 안 된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보육원 하모니아

넓은 숲을 배경으로 아르체토 시의 외곽에 위치한 하모니아Hamonia는 녹틸리아의 부모가 운영하던 보육원입니다. 다양한 이유로 보호자를 두지 못한 아이들에게 성년이 되기 전까지 보금자리를 제공해주는 곳이었죠. 보육원과 바로 붙어 있는 양궁교습소는 비록 사기와 함께 시작된 곳이었으나 훌륭한 교육자-한운율-를 둔 덕에 아이들의 취미 활동으로도, 진로의 한 부분으로도 충분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곳에서 녹틸리아는 보육원의 아이들과 뒤섞이며 생활하면서 외동의 외로움은 느낄 겨를도 없이 자랐습니다. 누구 하나만을 편애할 수 없으니 녹틸리아의 집 만큼은 온전히 그 가족의 것이었으나 부모보다 친구와 노는 것이 더 즐거울 시기의 아이는 보육원을 제 집처럼 드나들기도 했습니다. 모친을 닮아 활을 쏘는 것에 재능이 있었으므로 아이들 사이에서 특출난 재능을 뽐내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던 때도 있었죠. 어느 정도 철이 들고 나서는 자중할 줄 알게 되었지만요.

그러던 2022년 9월, 하모니아에 첫 번째 슈퍼노바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제 막 11살이 된 아이가 어쩌다 감염되었는지에 대한 경로는…, ……. 글쎄요, 그보다는 이후로 순식간에 보육원 내의 감염이 확산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보육원이라는 공간의 특성 상 한 아이에게서 다른 아이에게로, 그 아이에게서 보육교사에게로, 보육교사에게서 원장에게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이었습니다. 사태의 파악이 완료되었을 때는 이미 원장인 에단(녹틸리아의 부친)에게서도 증상이 발현되고 있었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르체토 시의 봉쇄 지시가 내려진 8월부터 녹틸리아의 보육원 출입이 금지되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끝내 부친에게서 모친에게로 바이러스가 퍼졌을 때에도 그는 무사했습니다. 그 날 집으로 걸려온 모친의 전화-그에게는 마지막 대화였습니다.-를 받고 곧장 짐을 챙겨 자신의 집을 떠난 녹틸리아는—.

살아남기 위해

당시 재학중이었던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피난처로 대피했습니다. 수업은 전부 화상 수업으로 대체되었으나 보금자리를 잃은 학생들에게 학교의 기숙사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그 또한 반 년쯤 지나니 안전하지 못한 장소가 되었습니다만, 적어도 곧장 재난 상황에 덩그러니 남겨지지는 않을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에 있는 동안은 교복과 운동복을 번갈아 가며 입고, 기숙사에 함께 있는 양궁특기생들과 함께 양궁 훈련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초기에는 주기적으로 식량 등이 보급되었으나 5개월이 지났을 때(2023년 2월)부터는 자급자족하며 생활해야 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바깥으로 나가거나 학교의 온실을 활용하면서요. 전기와 수도가 끊기지 않은 것이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6개월이 지난 2023년 8월, 학교로 찾아온 교사가 바이러스 감염자임을 눈치 챈 녹틸리아는 그를 활로 쏘아 죽였습니다. 그것으로 일이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그로부터 열흘 뒤, 녹틸리아는 기숙사를 떠나 혼자가 되는 것을 택했습니다. 이후 약 10개월 동안 버려진 건물이나 아직 아무도 입주한 적 없는 빌라 등을 기지로 삼아가며 어떻게든 생존해나가던 중, 라디오 방송을 듣고 피난 장소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녹틸리아 루미나 한

어린 시절부터 활과 화살을 옆구리에 끼고 살던 아이는 자연스레 양궁 특기생이 되었습니다. 국내 유소년 양궁대회에서 타온 상의 수가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에 교내 선발전에서도 줄곧 상위권을 차지했으니, 가페브의 상황이 이렇게 되지만 않았더라면 국제대회까지 넘볼 수 있었을 겁니다. 적어도 대학은 양궁 특기생으로 진학할 수 있었겠죠. 지금은 의미 없는 가정입니다.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지는 시기가 오면 늘상 양궁장에서 활을 쏘곤 했습니다. 슈퍼노바 바이러스가 퍼지고 난 후부터는 화살을 낭비할 수 없어 자신의 활을 정비하거나 화살촉을 관리하는 것으로 대체했지만요.

집에서 빠져 나오면서 챙겼던 물품들 중 남은 것은 녹틸리아가 가장 자주 사용하던 활 하나, 화살 하나, 그 외 양궁 장비가 든 가방과 신발 정도 뿐입니다. 무기상을 뒤지거나 옷걸이, 나무막대 등을 활용하여 꾸준히 화살을 공급해오고 있지만 집에서 챙겨온 여러 발의 화살들 중 하나 남은 화살만큼은 쓰지 않고 남겨둔 모양입니다.

굳이 살아남은 지인을 찾아보려고 하지는 않지만,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의 교우관계는 아주 평범했습니다. 마음을 온전히 다 터놓는 친구는 없더라도 늘 그를 부르는 연락이 끊이지 않는 학생이었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나쁜 평을 듣는 일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양궁 외에 좋아하는 것을 말해보라 한다면 노래를 듣는 것-부르는 것은 내켜하지 않습니다.-, 바다와 숲의 풍경, 털동물, 딱히 쓸모는 없지만 웃기거나 귀엽게 생긴 소품, 신 맛이 나는 주전부리 등을 꼽습니다.


싫어하는 것은 크게 없지만 사기꾼만큼은 진저리를 칠 정도로 싫어합니다. 녹틸리아의 부친이 결혼 후에도 어디선가 유사과학 제품을 웃돈 주고 사온다거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지만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가계에 타격을 입힌다거나 해왔으므로……. 이에 모친은 늘 ‘사기당하지 않게 조심하라'고 이야기했으나 녹틸리아는 역시 궁극적인 잘잘못을 따지자면 사기를 치는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르체토 시가 봉쇄되고, 홀로 생존해오면서 수많은 인간군상을 만나본 덕에 어쩌면 인간불신에 가까운 상태일지도 모르겠네요.

소지품

활 (내구도: 3)

기호품

신 맛 젤리

능력치

근력 4 ∙ 민첩 4 ∙ 행운 2

특성

양궁 특기생 - 활을 무기로 사용할 경우 10만큼의 추가 대미지가 적용됩니다.

오너 트리거 소재

교통사고와 관련된 음성 및 영상 매체, 스토킹 피해당사자가 되는 것

텍관

카시아 헤리슨

18년도에 아르체토 시에서 주최한 종합 체육대회에서 처음 마주쳤던 둘은 유소년부와 성인부로 나뉜 각자의 경기를 직관하고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시작은 카시아가 먼저 녹틸리아에게 말을 걸었던가. 이후로는 카시아가 종종 보육원 하모니아에 찾아와 일일 검도 교사가 되어주기도 하면서 운동인이라는 공통점 아래에서 교류를 이어갔다. 마지막 만남은 22년, 카시아가 선수촌에 들어가기 직전이자 SN-V가 퍼지기 직전의 어느날. 둘은 '국가대표가 되어서 선수촌에서 보자'는 대화를 했었으나….

파이 싱클레어

SN-V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재학하던 고등학교, '그린필드'의 교사.

양궁 특기생으로 입학한 녹틸리아지만 사회과학 과목 중 일부를 필수 수강해야 했던 탓에 별 생각 없이 골랐던 것이 파이가 가르치던 화학이었다. '하지만 선생님, 제게 화학은 너무 어려운데요…….' 수업 태도가 좋지는 못한 학생이었어도 파이와의 관계는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사태 발생 이후 학교 기숙사를 거점으로 삼는 동안은 교류를 이어갈 수 있었으나, 녹틸리아가 기숙사를 떠난 뒤로는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신시아 녹스

신시아가 부모님이 운영하는 보육원 하모니아 출신인 덕에 유소년기를 함께 보낸 사이.

그가 위탁 가정으로 거처를 옮긴 후에는 보육원에 있을 때만큼 자주 교류할 수는 없었지만 종종 부모님과 편지를 주고 받는 내용을 함께 보거나 보육원으로 찾아올 때에 마중을 나가는 것을 보면, 신시아와는 여타 다른 보육원 아이들처럼 꽤나 막역한 사이였다고 볼 수 있겠다. 언젠가는 활 쏘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었으나…. 당시 녹틸리아의 반응, '신시아 언니, 팔에 힘 진짜 없다…….' SN-V 사태 이후에는 달리 연락한 적은 없는 모양이다.

C. @P_SOL49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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